♡내마음의 詩序文들

아무도 가지않는길을...

Happy-I 2004. 9. 6. 06:26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위에 내가 서 있습니다    이제는 뒤돌아보지 않겠습니다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한 모금 햇빛으로    저토록 눈부신 꽃을 피우는데요    제게로 오는 봄 또한    그 누가 막을 수 있겠어요      문득 고백하고 싶었어    봄이 온다면    날마다 그녀가 차리는 아침 식탁    내 영혼    푸른 채소 한 잎으로 놓이겠다고    가벼운 손짓 한번에도    점화되는 영혼의 불꽃    그대는 알고 있을까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언젠가는 가벼운 먼지 한 점으로    부유하는 그 날까지    날개가 없다고 어찌 비상을 꿈꾸지 않으랴    아직도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     이게 바로 기적이라는 건가      어디쯤 오고 있을까     단풍나무 불붙어     몸살나는 그리움으로 사태질 때     세월이 흐를수록 마음도 깊어지는 사람 하나     가을이 오면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자락으로 걸어 두겠네     팔이 안으로만 굽는다 하여    어찌 등 뒤에 있는 그대를 껴안을 수 없으랴    내 한 몸 돌아서면 충분한 것을    나는 왜 아직도 세속을 떠나지 못했을까    인생은 비어 있음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글.그림 : 이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