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는 지나간게 아니라 항상 현실이면서 미래입니다
지난 가을날..김제로 태백산맥님들과 아리랑 문학기행을 다녀왔었죠^^
작가 조정래님과 세침하신 부인 김초혜(시인)님
그리고 전국에서 모인 지기님들과 유익한 시간을 보낼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그시간의 감상과 작가 조정래님의 말씀을 옮겨봅니다.
"거리는 텅 비어 있었다.
가까운 곳에 바다가 가 있는 듯 바람 소리와 함께 김제의 풍경소리가 들려왔다.
전신주가 끝나는 곳까지 올라갔다. 내가 지나온 길과 담으로 가려져 있던
김제의 지평선이 오롯이 드러났다. 두 발로 전신주를 버팅기면서 비스듬히
서서 십육 미터 아래로 펼쳐진 풍경들을 내려다보았다.
지상에서는 입체적으로 보이던 모든 것들이 전개도처럼
펼쳐져 속을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손바닥을 눈썹 위에 대면 먼 곳의 풍경까지 가깝게 다가왔다.
길 건너편 시청의 문이 열리면서 머리가 짧은 시청아저씨가 밖을 내다보았다.
허물만 남겨놓고 알몸의 그 아리랑은 어디로 갔을까.
지평선.소작인,벽골제 기억할 만한 몇 개의 단어들을 적는다
차창 밖으로 던져진 지평선이 저 혼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다 멈춘다.
발소리가 지평선을 다 내려가 아리랑으로 나설 때까지 기다린다.
지평선들이 습한 기공기 속에서 벌써 역한 냄새를 풍기며 부패하고 있다
김제에는 아무도 없다.
지평선 뚜껑을 밀치고 지평선 안을 들여다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선다.
지평선은 거의 비어 있다. 가슴패기에 닿을 만큼 깊은 아리랑 안에서 우리를
꺼내기 위해 허리를 잔뜩 구부려야 했다. 아리랑에서 새어나온 오물이 고무통
안에 고여 역한 냄새를 풍기면서 썩고 있다. 오늘 아침에 시청에서 나온 차가
아리랑을 싣고 가 지평선 안에는 한개의 선이 들어 있을 뿐이다.
아리랑의 지평선에는 우리역사 한 개가 바듯하게 담겨지게 되어 있다.
맨 처음에는 형태도 없이 지평선을 내 마음속에 옮겼다.
다음날 꿈길에 나는 아리랑에서 새어나온 지평선을 따라 이어져서 아리랑 앞에
멈춰 있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지평선은 묵직하다.
두 손으로 김제를 들어내자 조심했는데도 아리랑을 신은 나의 발등 위로 역사의
썩은 물이 주르륵 흘러내릴 것이다.아리랑을 다 알기전까지는... "
김제 시청에서의 작가님의 강한 Message가 지금도 내마음에 가득히 새겨있다.
"오늘 여러분들은 역사의 땅에 와 있습니다.
우리 한반도의 역사가 기록으로 보면 오천년인데 그 기록중에서도 최근세사
우리가 20C를 살면서 가장 아프게 겪고 필연적으로 우리의 오늘을 이야기
하려면 스쳐지나갈수없게 정면으로 맞서서 그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하는
역사기 때문에 3000년 전에 세워졌던 고인돌을 보는것과 다르고 조선시대
이상 신라의 경주를 보는것과 다르다는 것을 염두해 두셔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역사라고 하는 것은
이미 지나버린 이야기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통념입니다.
여기에 와 있는 사람들은그러한 개념에서부터 벗어나 있기 때문에 역사를
알아야하는 이유는 오늘의 삶의 거울이고 내일의 삶을 비추는 불빛입니다.
역사를 아는 사람은 평균수명 70년을 사는게 아니라 두배, 세배, 더 넓게는
10배까지도 살수 있게끔 삶을 운영하는 아주 현명한 사람인 거예요.
역사를 모르는 자는 자기를 모르고 인간의 삶이 진실이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를 모르면서 살다가 가는 짐승같은 겁니다...
그러므로 정신 똑바로 챙기고 살아야 된다는걸 배워야 된다 이거죠.
역사를 통해서,그러므로 역사는 지나간게 아니라 항상 현실이면서 미래입니다"
-지난 칼럼 해피생각 중에서-

"들에 핀 꽃을 바라보다가 ...
가장 아름다운 꽃 몇 송이를 골라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지면 당신은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다가 그 음악의 가장
가슴 저미는 부분을 모아 누군가에게 주고
싶어지면 당신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문득 도종환님이 읊조린 글귀가 생각납니다.
지난주말 선암사 뜨락에서 하나 두울 고운 단풍을 주우며
청춘적 소중한 님에게 책갈피에 담아 선물했던
시간들이 생각납니다.
그 옆에 청초히 빛을 발하는 구절초....
음..이 가을날 보내기 싫어 낙엽사이에 고이 피어있는
모습을 뒤로하고 내려오니 영 마음이 아파옵니다.
오늘처럼 추운날씨에 감기나 않걸렸는지...기약없는 세월속에...
그렇게 세월은 흐르고 어김없는 시간의 흐름속에
이렇게 님이랑 차한잔의 여유를 나누며...
포근한 03년 11월을 다시금 이야기할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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