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詩序文들

"지나가는, 슬픔..."

Happy-I 2004. 9. 26. 14:27











. “바람 좋은 날 ”


                     - 조 항 록 지음, -
스물다섯 살 된 연둣빛 여자가
사표를 내고 싶다는 날
김치찌개에 밥을 적셔 먹으며
짧은 연애를 하고 싶다는 날


뼛속까지 스며드는 바람이
그녀의 뿌리를 흔드는지
정숙한 잎새들이 우수수 떨어져요
이렇게 바람 좋은 날


이런 날 누군가는 유서를 쓸지도
우체국 돌계단에 앉아
지겨운 것들과 작별을 할지도 몰라요
사랑은 지루하고 이별은 짧다며


바람이 불면 흔들리는 것들
바람이 좋으면 우는 것들
멀쩡하게 보이던 것일수록
바람이 불면 수선스러워지는 건 왜죠


이다지도 바람 좋은 날
커피 한잔에 마음을 다잡기는
먼 것들이 너무 가까운 날
잊은 것들이 아프게 떠오르는 날


어서 4월이 지나야
출렁거리지 않겠다고 푸념을 하지만
연둣빛 그녀는 부정하지 못해요
자기가 저 바람의 자식이 되어버린 줄


.#
...조항록 詩集(천년의詩作 시인선ㆍ5)
..『지나가나 슬픔』중에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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