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沙平驛(사평역)에서

Happy-I 2004. 2. 15. 22:40
沙平驛(사평역)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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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글을 읽다보니..
곽재구님의 사평역에서...흔적이있어 적어봅니다
...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이렇게 자정이 넘으면 우리는 그리웠던..
2002 년..소중한 시간들이 흘러가겠지요.

이렇게 고운글 적어 주시고...
삶의 향기가 있는 커피한잔 대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힘차게 아름답게 행복한
해피님의 사랑방 이야기가
님과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