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詩序文들

"가을 산" - 김일연 시인,

Happy-I 2004. 11. 13. 18:41










."가을 산"



..............- 김일연 시인 -




가을 산 올라본 지
몇몇 해 되었습니다


억새풀 꽃 속에서
눈 마주친 들국화


내 안에 서룬 첫사랑
못 잊는 날 오래랍니다


가을 산 마주본 지도
하마 오래 되었습니다

날 가고 해 가면
더욱 붉은 생채기


내 안에 앉은 가을 산
마주본 지 오래랍니다



..김일연 시조집(태학사)
.『저 혼자 꽃 필 때에』중에서





..숱하게 쌓여만 가는
..부재와,
..결핍과,
..그리운 것들에 대한 치열한 '삼투(渗透)'의 흔적으로 혹은 어쩔 수 없는 몸의 자구책으로 우리들의 체온이 늦가을 무렵부터 조금씩 높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 못하는 몸이 보다 적극적으로 계절에 반응하기 시작하는 시월의 끝자락이라고 해도 같은 말이겠지요.
..바깥을 향하고 있는 내 안의 더듬이들, 그 즉각적인 감촉들에 한결 마음이 쓰이는 시절이기도 하지요.
..예를 들자면,
..두툼한 코트 안자락에 몸을 깊숙히 파묻고 평소에 눈여겨 봐 두었던 도심 속 활엽수 사잇길을 걷고 싶어진다거나 -
..집에 바로 들어서기 싫은 마음이 어디 한적한 변두리 술집(저수지가바라다보이는)에서 소주나 몇 잔 비우다 일어서고 싶어지는 -

..어둑어둑한 이 창고에서, 말이 별로 소용 없는 마주침...
..그렇게 그날 그날의 흔적들 잘 기억하고 있답니다^^
..추워진다는데 건강하십시오.





♩ Pachelbel(Canon)
- James Galway -

詩와 序文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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