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다짐이란 또한 사랑이란 저 별의 먼 빛처럼 얼마간의 덧없음을 전제로 한다는 것 그리고 너는, 그날의 사랑은 언제나 저만치, 내 기억의 저만치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는 것
너에게로 가는 길은 언제나 밤이다 별의 물길, 쉼없이 아가미를 감빡이며 나는 지금 밤하늘의 가장 밝은 부분을 헤엄쳐 가고 있다. 별아, 너를 따라가겠다 내 기억이 기억하는 수많은 별들, 그리고 그 기억의 저편에서 깊고 환하게 소용돌이치고 있을 추억이라는 이름의 높은 별자리, 그 속에 가파른 숨의 네가 있으니 열에 들뜬 시월의 그날들이 있으니
하지만 그대여 나는 알고 있다 언젠가 이러한 나의 生 또한 이름 모를 어느 별의 희미한 빛으로 쓸쓸히 남으리란 것을, 하지만 결코 아쉬워하거나 후회하지 않을 것
오늘도 나의 창에는 해가 떠도 사라지지 않는 금의 별들만이 반짝인다 나는 지금 추억의 가장 빛나는 한 때를 거슬러 오르는 중이다
ㅡ 최갑수 님의 야.간.비.행. 中에서 ㅡ
사진은 Stephen Di Rado의 작품이고 흐르는 곡은 아름다운 저녁(드뷔시)- 'Rieko Suzuki'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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