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란지교를 꿈꾸며

ㅡ 최갑수 님의 야.간.비.행. 中에서 ㅡ

Happy-I 2004. 2. 15. 23:35
















세상의 모든 다짐이란
또한 사랑이란
저 별의 먼 빛처럼
얼마간의 덧없음을 전제로 한다는 것
그리고 너는, 그날의 사랑은
언제나 저만치, 내 기억의 저만치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는 것











너에게로 가는 길은
언제나 밤이다
별의 물길, 쉼없이 아가미를 감빡이며
나는 지금 밤하늘의 가장 밝은 부분을
헤엄쳐 가고 있다.
별아, 너를 따라가겠다
내 기억이 기억하는 수많은 별들, 그리고
그 기억의 저편에서 깊고 환하게 소용돌이치고 있을
추억이라는 이름의 높은 별자리, 그 속에
가파른 숨의 네가 있으니
열에 들뜬 시월의 그날들이 있으니











하지만 그대여
나는 알고 있다
언젠가 이러한 나의 生 또한
이름 모를 어느 별의 희미한 빛으로
쓸쓸히 남으리란 것을, 하지만
결코 아쉬워하거나 후회하지 않을 것











오늘도 나의 창에는
해가 떠도 사라지지 않는
금의 별들만이 반짝인다
나는 지금 추억의 가장 빛나는 한 때를
거슬러 오르는 중이다












최갑수 님의 야.간.비.행. 中에서 ㅡ





사진은 Stephen Di Rado의 작품이고
흐르는 곡은
아름다운 저녁(드뷔시)- 'Rieko Suzuki'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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