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詩序文들
못다핀 꽃한송이 생각하며..꽃의 고요를 읊조린다.
Happy-I
2006. 4. 22.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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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몰운대에서
저기 벼락 맞고 부러져 죽은 척하는 소나무
저기 동네 앞에서 머뭇대는 길
가다 말고 서성이는 바람
저 풀어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몸 매무시하는 구름
늦가을 햇빛 걷어들이다 밑에 깔리기 시작하는 어스름
가끔씩 출몰하는 이름 모믈 목청 맑은 새
모두 노래 채 끝나지 않았다는 기척들.
나도 몰래 마음이 뿌리내린 곳.
뿌리 몇 차례 녹다 만 곳.
내가 나를 본다
더 흔들릴 것도 없이 흔들리는 마른풀.
끝이랄 것 없는 끝
노래 대 하나 뵈지 않게 출렁여놓고.

꽃의 고요
일고지는
바람 따라 청매(靑梅) 꽃잎이
눈처럼
내리다 말다 했다.
바람이
바뀌면
돌들이
드러나 생각에 잠겨 있는
흙담으로
쏠리기도 했다.
‘꽃
지는 소리가 왜 이리 고요하지?’
꽃잎을
어깨로 맞고 있던 불타의 말에 예수가 답했다.
‘고요도
소리의 집합 가운데 하나가 아니겠는가?
꽃이
울며 지기를 바라시는가.
왁자지껄
웃으며 지길 바라시는가?’
‘노래하며
질 수도..’
‘그렇지
않아도 막 노래하고 있는 참인데.’
말없이
귀 기울이던 불타가 중얼거렸다.
‘음,
후렴이 아닌데!’
<꽃의
고요, 황동규시집, 문학과지성사>

지난시간 그 날도 사월의 금요일이었을까?
즐거운편지를 창가에서 읊조리며 황동규 시집을 좋아했던 날들이
...
...
강산이 네번이나 변하고
다시 맞이하는 봄날
상큼한 봄인데 아픈꽃이 너무 많다.
못다핀 꽃한송이가 봄날 눈물짓는다.
세상사 이럴때면
잎새주한잔에 캬..!
그런 배경에서 자연처럼 흐르는 물처럼 살고픈데
세상은 그것이 아니고
가끔은 느낌이 있는 글을 만나러 서점을 찾는다.
황사 춘풍, 들길에 못다핀 靑梅 꽃잎이 고개숙이고
눈물짓는다.
현실에서 황동규님의 시집이 마음에 와닿는다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그 누가 말했던가?
그래서 이 아픈 봄을 앓고있는 수많은 꽃들이
대관령에 눈꽃되어 다시피고 지고
落花..
흐드러진 산책길에 화사한 꽃들은
아프게 땅끝에 나뒹군다.
못다핀 사연일랑 휘리릭 춘풍속에 날아 갔으면 참 좋으련만..
다시 추워진 잔인한 봄..사월이다
맑게 개인 세상에서 화니핀 봄날을
기다리며
봄날은 온다
봄날은 간다
...
...
"타고 남은재가 다시 거름이 된다.."
사월 주말아침 산책길에서
황사에 몹시 아파하는 춘풍속에 못다핀 꽃한송이 생각하며
<꽃의 고요>를
읊조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