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詩序文들

"빈들을 태우며"- 박선희 시인,

Happy-I 2004. 11. 30. 01:26














."빈들을 태우며"


...................- 박선희 시인 -




겨울 가문비나무 곁을 지나다
빈들 태우는 것을 본다
아무런 욕심 없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는 빈들에도
태워야 할 가문 사연이 있었다


막막한 벙어리가 되어버린 적막
한 점 연기 속으로
머뭇머뭇 사라진다


삶의 빈들에도
가끔은 불놓아야 한다
새까맣게 태워야 한다
숨은 오욕과
문드러진 사연까지 모두
새까맣게 불질러야 한다


동티난 오욕,
죄없는 가문비나무 쪽으로
깨금발 뻗는 것을 본다
그렇게 다시 오욕의 봄은 돋아나고
그렇게 다시 오욕의 품은 다정하고


.
...박선희 詩集(현대시 시인선ㆍ11)
..『 여섯째 손가락 』중에서














♩ Word in Private
- Yanni -


詩와 序文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