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란지교를 꿈꾸며

그래, 그런거겠지

Happy-I 2004. 11. 30. 01:13
 

군불을 지피며 2
- 장석남 -
집 부서진 것들을 주워다 지폈는데
아궁이에서 재를 끄집어내니
한 됫박은 되게 못이 나왔다
어느 집 家系였을까
다시 불을 넣는다
마음에서 두꺼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잉걸로 깊어지는 동안
차갑게 일어서는 속의 못끝들
감히 살아온 생애를 다 넣을 수는 없고 나는
뜨거워진 정강이를 가슴으로 쓸어안는다
불이 휜다

그래, 그런거겠지  
1.
그래, 그런거겠지 
산다는게 뭐 그런거겠지
새벽녘 어머니의 바튼 기침처럼
그렇게 안타까울 때도 있는거겠지
그래, 그런거겠지 
산다는게 뭐 그런거겠지
장마철 물이 새는 한낮의 짧은 잠처럼
그렇게 어수선할 때도 있는거겠지
아무렴 삶의 큰 들에 고운 꽃만 피었을라구
그래, 그런거겠지 
산다는게 뭐 그런거겠지
2.
그래, 그런거겠지 
산다는게 뭐 그런거겠지
해거름 늙은 농부의 등에 얹힌 햇살처럼
그렇게 쓸쓸할 때도 있는 거겠지
그래, 그런거겠지 
산다는 게 뭐 그런거겠지
겨울밤 연탄불이 꺼진 구들방처럼
그렇게 등이 시려울 때도 있는 거겠지
아무렴 삶의 긴 길에 맑은 바람만 불어올라구
그래, 그런거겠지 
산다는게 뭐 그런거겠지
백창우 글/곡
(산길님 향기를 첨가합니다.) 
산다는것..삶이 라는것..그런것이겠지요.